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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

[K-POP] 싸이 - 아버지 : 눈물샘을 자극하는 노래는 발라드가 전부는 아니다

by Since2023 2023. 12. 4.

최근 직장에서 이런저런 힘들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나 지났고 이런저런 일들을 다 겪어봤지만 그래도 가끔씩 마주하는 불편한 일들은 나를 조금은 힘들게 한다. 내가 오랫동안 좋아하고 듣는 노래 중에 이런 상황에 딱 맞는 노래가 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이상하게 눈물샘이 고인다.

 

 

 

 

싸이 아버지, 언젠가는 앨범사진
PSY싸이 remake & mix 앨범 사진

 

 

 

 

 

아버지

 

2005년 7월 23일에 발매한 노래이다. 사실 나는 이 노래가 언제 발매됐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 기억이 나는 건 대략 2008년도 어느 계절즈음 처음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직장에 다니기 전까지 이 노래는 그냥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둘 가치가 있는 곡 중하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직장생활에 찌들어 있을 무렵의 회식 날이었다. 

다들 거하게 한잔씩 하고 마지막으로 노래방을 갔다. 솔직히 너무 피곤하고 집에 가고 싶었지만, 분위기상 빠지면 안 될 것 같았다. 역시나 정신없는 음주가무만이 있을 뿐 남는 게 없는 시간으로 느껴졌다. 그러던 중, 곧 은퇴를 앞두신 부장님 한 분이 마이크를 잡고 싸이의 '아버지'를 부르셨다. 흰색 와이셔츠와 회색 정장바지에 단정한 넥타이, 그렇지 못하게 취한 얼굴과 비틀거리는 몸, 양손으로 움켜쥔 마이크.  그 뒷모습이 너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여보 어느새 세월이 많이 흘렀고

첫째는 사회로 둘째 놈은 대학로

이젠 온 가족이 함께하고 싶지만

아버지기 때문에 얘기하기 어렵구만

세월의 무상함에 눈물이 고이고 아이들은 바빠 보이고

아이고 산책이나 가야겠소 여보 함께 가주시오


 

특히나 노래 마지막 부분의 이 가사가 은퇴를 앞둔 가장의 뒷모습 겹쳐 보여 쓸쓸하면서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아버지란 곡은 그냥 들어도 좋지만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들으면 내 나이 또래의 남자이자 가장들 중, 눈물샘에 눈물이 안 고일 사람이 있을까 한다.

 

 

 

 

언젠가는

 

아버지와 같은 앨범으로 2005년 7월 23일에 발매된 곡이다. 1993년 가수 이상은이 발표한 원곡 '언젠가는'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이 노래는 내가 대학교 1학년이었을 무렵 들었던 기억이 있으니, 발매하고 얼마 있지 않아 우연히 들었던 것 같다. 

원곡의 노래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싸이가 부르는 노래가 그 시절 나의 감성에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대학시절은 너무 아쉬운 게 많다. 분명 그 당시에는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보람차고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하루가 지나가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학교를 가는 것도 즐거웠다. 무엇이 그렇게 아쉬워서 가끔씩 그 시절을 생각하는 걸까. 그냥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라서? 못 해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아무리 생각해도 딱 한 가지로 정리할 수 없는 것 같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나에게 이 가사는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비록 지나간 과거이고 젊은 날의 젊음을 모르고 지나갔지만, 지금처럼 내 가족들과 행복하게 또 직장에서 치열하게 살다 보면 먼 훗날 언젠가는 이 순간 또한, 또 다른 젊은 날의 젊은 모습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싸이는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가수라 아티스트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싸이의 노래 중 이 두곡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이가 들수록 가슴에 와닿는 가사'이다. 처음 들었을 때도 노래가 너무 좋아서 질릴 때까지 들었다. 그러다 한동안 플레이 리스트에서 삭제를 하게 된다. 또 해가 지나고 나이가 들면 이 노래가 생각나서 다시 한동안 질리도록 듣는다. 그런데 그때마다 가사에서 와닿는 울림이 더욱 진해진다. 또 다른 하나는 '발라드가 아닌데 눈물샘에 눈물이 고인다'이다.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슬픈 발라드나 알앤비가 아닌데 이상하게 듣고 있으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노래다. 이런 스타일의 곡이 얼마나 있을까?